성서일과 묵상
2026. 10. 4.
성령강림 후 열아홉번째주일 창조절 다섯번째주일 성서일과 가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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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lebration
말씀을 읽기 전 잠시(1-2분) 침묵하며 기도합니다.
말씀은 바로 네 곁에 있고 네 입에 있고 네 마음에 있다.
주님, 성령의 빛으로 저의 눈을 여시어 주님의 길을 보게 하시고
저의 귀를 여시어 생명의 말씀을 듣게 하소서. 아멘.
구약
이사야 5:1-7 (새번역)
1 내가 사랑하는 이에게 노래를 해 주겠네. 그가 가꾸는 포도원을 노래하겠네. 내가 사랑하는 사람은 기름진 언덕에서 포도원을 가꾸고 있네.
2 땅을 일구고 돌을 골라 내고, 아주 좋은 포도나무를 심었네. 그 한가운데 망대를 세우고, 거기에 포도주 짜는 곳도 파 놓고, 좋은 포도가 맺기를 기다렸는데, 열린 것이라고는 들포도뿐이었다네.
3 예루살렘 주민아, 유다 사람들아, 이제 너희는 나와 나의 포도원 사이에서 한 번 판단하여 보아라.
4 내가 나의 포도원을 가꾸면서 빠뜨린 것이 무엇이냐? 내가 하지 않은 일이라도 있느냐? 나는 좋은 포도가 맺기를 기다렸는데 어찌하여 들포도가 열렸느냐?
5 "이제 내가 내 포도원에 무슨 일을 하려는지를 너희에게 말하겠다. 울타리를 걷어치워서, 그 밭을 못쓰게 만들고, 담을 허물어서 아무나 그 밭을 짓밟게 하겠다.
6 내가 그 밭을 황무지로 만들겠다. 가지치기도 못하게 하고 북주기도 못하게 하여, 찔레나무와 가시나무만 자라나게 하겠다. 내가 또한 구름에게 명하여, 그 위에 비를 내리지 못하게 하겠다."
7 이스라엘은 만군의 주님의 포도원이고, 유다 백성은 주님께서 심으신 포도나무다. 주님께서는 그들이 선한 일 하기를 기대하셨는데, 보이는 것은 살육뿐이다. 주님께서는 그들이 옳은 일 하기를 기대하셨는데, 들리는 것은 그들에게 희생된 사람들의 울부짖음뿐이다.
이사야 5:1-7을 묵상하십시오.
본문 배경
이 본문은 "사랑의 노래" 형식을 빌린 법정 비유(juridical parable)입니다. 나단이 다윗에게 한 비유(삼하 12장)처럼, 청중이 먼저 판결을 내리게 한 뒤(3절) 그 판결이 청중 자신에게 돌아가게 합니다. 7절의 절정은 히브리어 언어유희에 있습니다. 하나님은 미쉬파트(מִשְׁפָּט, 공의)를 기대하셨으나 미스파흐(מִשְׂפָּח, 피 흘림)가 있었고, 체다카(צְדָקָה, 정의)를 기대하셨으나 체아카(צְעָקָה, 울부짖음)가 들렸습니다. 한두 글자 차이로 정반대가 된 것입니다. 2절의 "들포도" 베우쉼(בְּאֻשִׁים, 악취 나는 것)은 야생 포도라기보다 썩어 악취를 내는 열매에 가깝습니다. 좋은 품종을 심었는데 썩은 열매가 났다는 점이 더 아픈 대목입니다.
관찰 질문
포도원 주인은 포도나무를 가꾸기 위해 어떤 일들을 정성껏 하였나요? (2절)
주인이 좋은 포도를 기대했으나 실제로 열린 것은 무엇이었나요? (2, 4절)
묵상질문
하나님이 기대하시는 "열매"가 거창한 종교 행위가 아니라 "선한 일"과 "옳은 일"이라는 점이 내게 어떻게 다가오나요?
시편
시편 80:7-15 (공동번역)
7 만군의 야훼여, 우리를 다시 일으키소서. 당신의 밝은 얼굴 보여주시면 우리가 살아나리이다.
8 이집트에서 뺏어온 포도나무, 이민족들을 쫓아내시고 그 자리에 심으신 후
9 그 앞에 땅을 가꾸시니 뿌리박고 널리 퍼졌사옵니다.
10 산들이 그 그늘에 덮이고 울창한 송백숲도 그 덩굴에 가려 있으며
11 그 가지는 바다에까지 뻗었고 햇순은 강가에까지 미쳤사옵니다.
12 어찌하여 그 울타리를 부수시어 지나는 사람마다 그 열매를 따먹게 하시옵니까?
13 멧돼지들이 나와서 휩쓸게 하시며 들짐승들이 먹어 치우게 하시옵니까?
14 만군의 야훼여, 다시 한번 돌이키시어 하늘에서 굽어보시고 이 포도나무를
15 지켜주소서. 손수 심으신 이 줄기, 몸소 굳건히 세우신 이 햇가지를 붙드소서.
시편 80:7-15을 묵상하십시오.
본문 배경
북이스라엘의 멸망(주전 722년 경) 혹은 심각한 국가적 위기 상황을 배경으로 한 탄식시입니다. 이집트에서 옮겨 심어 민족을 이루게 하신 하나님의 포도나무가 외세의 침략으로 담장이 허물어지고 들짐승에게 짓밟히는 아픔 속에서, 하나님의 얼굴 빛을 구하며 다시 회복시켜 주시기를 눈물로 호소합니다. "하나님, 우리를 회복시키시고 주의 얼굴빛을 비추소서"라는 후렴이 3, 7, 19절에 반복되며, 부르는 하나님의 이름이 점점 확장됩니다(하나님 → 만군의 하나님 → 만군의 야훼 하나님).
관찰 질문
시인은 하나님께서 이집트에서 가져오신 포도나무가 과거에 어떻게 번성했다고 말하나요? (8-11절)
지금 그 포도나무는 어떤 비참한 상태에 처해 있나요? (12-13절)
묵상질문
무너진 상황에서도 "손수 심으신" 하나님께 다시 기대는 이 기도를 나의 기도문으로 작성해볼까요?
서신서
빌립보서 3:4-14 (새번역)
4 하기야, 나는 육신에도 신뢰를 둘 만합니다. 다른 어떤 사람이 육신에 신뢰를 둘 만한 것이 있다고 생각하면, 나는 더욱 그러합니다.
5 나는 난 지 여드레만에 할례를 받았고, 이스라엘 민족 가운데서도 베냐민 지파요, 히브리 사람 가운데서도 히브리 사람이요, 율법으로는 바리새파 사람이요,
6 열성으로는 교회를 박해한 사람이요, 율법의 의로는 흠 잡힐 데가 없는 사람이었습니다.
7 [그러나] 나는 내게 이로웠던 것은 무엇이든지 그리스도 때문에 해로운 것으로 여기게 되었습니다.
8 그뿐만 아니라, 내 주 예수 그리스도를 아는 지식이 가장 고귀하므로, 나는 그 밖의 모든 것을 해로 여깁니다. 나는 그리스도 때문에 모든 것을 잃었고, 그 모든 것을 오물로 여깁니다. 나는 그리스도를 얻고,
9 그리스도 안에 있는 사람으로 인정받으려고 합니다. 나는 율법에서 생기는 나 스스로의 의가 아니라, 그리스도를 믿는 믿음으로 말미암아 오는 의 곧 믿음에 근거하여, 하나님에게서 오는 의를 얻으려고 합니다.
10 내가 바라는 것은, 그리스도를 알고, 그분의 부활의 능력을 깨닫고, 그분의 고난에 동참하여, 그분의 죽으심을 본받는 것입니다.
11 그리하여 나는 어떻게 해서든지, 죽은 사람들 가운데서 살아나는 부활에 이르고 싶습니다.
12 나는 이것을 이미 얻은 것도 아니며, 이미 목표점에 다다른 것도 아닙니다. 그리스도 [예수]께서 나를 사로잡으셨으므로, 나는 그것을 붙들려고 좇아가고 있습니다.
13 형제자매 여러분, 나는 아직 그것을 붙들었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내가 하는 일은 오직 한 가지입니다. 뒤에 있는 것은 잊어버리고, 앞에 있는 것을 향하여 몸을 내밀면서,
14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하나님께서 위로부터 부르신 그 부르심의 상을 받으려고, 목표점을 바라보고 달려가고 있습니다.
빌립보서 3:4-14을 묵상하십시오.
본문 배경
바울이 감옥에 갇혀 있을 때 빌립보 교회에 보낸 편지입니다. 당시 율법 준수와 할례 등 육체적 조건을 자랑하던 거짓 교사들에 맞서, 바울은 자신이 가졌던 화려한 가문과 율법적 완벽함을 모두 '배설물(오물)'로 여긴다고 고백하며, 오직 그리스도를 알고 그분의 부활과 고난에 동참하는 푯대를 향해 달려간다고 선포합니다.
관찰 질문
바울이 과거에 육신적으로 자랑할 수 있었던 조건에는 어떤 것들이 있었나요? (5-6절)
바울은 예수 그리스도를 만난 후, 예전에 이롭다고 생각했던 것들을 어떻게 여기게 되었나요? (7-8절)
묵상질문
"뒤에 있는 것은 잊어버리고"라는 말씀 앞에서, 내가 내려놓아야 할 과거(자랑이든 상처든)는 무엇인가요?
복음서
마태복음 21:33-46 (새번역)
33 "다른 비유를 하나 들어보아라. 어떤 집주인이 있었다. 그는 포도원을 일구고, 울타리를 치고, 그 안에 포도즙을 짜는 확을 파고, 망대를 세웠다. 그리고 그것을 농부들에게 세로 주고, 멀리 떠났다.
34 열매를 거두어들일 철이 가까이 왔을 때에, 그는 그 소출을 받으려고 자기 종들을 농부들에게 보냈다.
35 그런데, 농부들은 그 종들을 붙잡아서, 하나는 때리고, 하나는 죽이고, 또 하나는 돌로 쳤다.
36 주인은 다시 다른 종들을 처음보다 더 많이 보냈다. 그랬더니, 농부들은 그들에게도 똑같이 하였다.
37 마지막으로 그는 자기 아들을 보내며 말하기를 '그들이 내 아들이야 존중하겠지' 하였다.
38 그러나 농부들은 그 아들을 보고 그들끼리 말하였다. '이 사람은 상속자다. 그를 죽이고, 그의 유산을 우리가 차지하자.'
39 그러면서 그들은 그를 잡아서, 포도원 밖으로 내쫓아 죽였다.
40 그러니 포도원 주인이 돌아올 때에, 그 농부들을 어떻게 하겠느냐?"
41 그들이 예수께 말하였다. "그 악한 자들을 가차없이 죽이고, 제 때에 소출을 바칠 다른 농부들에게 포도원을 맡길 것입니다."
42 예수께서 그들에게 말씀하셨다. "너희는 성경에서 이런 말씀을 읽어 본 일이 없느냐? '집 짓는 사람이 버린 돌이 집 모퉁이의 머릿돌이 되었다. 이것은 주님께서 하신 일이요, 우리 눈에는 놀라운 일이다.'
43 그러므로 나는 너희에게 말한다. 하나님께서는 너희에게서 하나님의 나라를 빼앗아서, 그 나라의 열매를 맺는 민족에게 주실 것이다.
44 [이 돌 위에 떨어지는 사람은 부스러질 것이요, 이 돌이 어떤 사람 위에 떨어지면, 그를 가루로 만들어 놓을 것이다.]"
45 대제사장들과 바리새파 사람들은 예수의 비유를 듣고서, 자기들을 가리켜 하시는 말씀임을 알아채고,
46 그를 잡으려고 하였으나, 무리들이 무서워서 그렇게 하지 못하였다. 무리가 예수를 예언자로 여기고 있었기 때문이다.
마태복음 21:33-46을 묵상하십시오.
본문 배경
예수님께서 예루살렘 성전에 입성하신 후, 대제사장들과 종교 지도자들을 향해 말씀하신 비유입니다. 이사야 5장의 포도원 이미지를 인용하여, 포도원을 빌려 쓰고도 소출을 바치지 않고 주인의 종들과 외아들까지 죽인 악한 농부들을 통해 하나님의 나라가 그들에게서 떠나 합당한 열매를 맺는 백성에게로 옮겨질 것임을 경고하십니다.
관찰 질문
포도원 주인이 소출을 받기 위해 종들과 아들을 보냈을 때, 농부들은 그들에게 어떻게 행했나요? (35-39절)
건축자가 버린 돌이 결국 무엇이 되었다고 성경은 말하나요? (42절)
묵상질문
내가 삶의 주인이 되려 하여 주님의 소유권을 인정하지 않고 배척했던 순간은 없었는지 돌아봅시다.
성경묵상 가이드
가을이 깊어 갑니다. 열매의 계절이지요. 나의 삶에 우리의 삶에 어떤 열매가 있는지 돌아봅니다. 과연 나는 주님이 원하시는 하나님나라의 삶의 열매를 맺고 있는지? 아니면 종교적 관성과 거룩이라는 포장지 뒤에 이기심과 자만의 악취를 숨기고 있는 것은 아닌지?
세상의 요구하는 삶의 방식(성취와 자기증명)을 추구하느라 정작 하나님이 요구하는 삶의 열매(정의, 공의, 사랑)를 놓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오늘 주어지는 성서일과의 말씀을 통해 정직하게 반응하는 시간이 되길 바랍니다.
구약 (이사야 5:1-7): 하나님께서 극상품 포도나무를 심고 정성껏 가꾸셨으나, 공의와 정의 대신 불의와 울부짓음(들포도)을 맺은 유다를 향한 안타까움과 심판의 경고를 전합니다.
시편 (시편 80:7-15): 이집트에서 가져와 심으셨던 포도나무(이스라엘)의 울타리가 허물어지고 황폐해진 현실 속에서, 하나님의 회복과 얼굴 빛을 구하는 절박한 기도입니다.
서신서 (빌립보서 3:4-14): 인간적 조건이나 율법의 의(자신이 맺으려 했던 들포도와 같은 열매)를 배설물로 여기고, 오직 그리스도를 아는 가장 고귀한 지식과 그분이 주시는 의를 위하여 푯대를 향해 달려가는 사도 바울의 고백입니다.
복음서 (마태복음 21:33-46): 이사야의 포도원 노래를 배경으로, 포도원 소출을 바치지 않고 주인의 종들과 아들까지 죽인 악한 농부들의 비유를 통해 하나님 나라의 열매를 맺지 못하는 종교 기득권자들에 대한 심판과 버린 돌이 머릿돌이 되는 반전을 선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