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교문

부르시는 음성을 따라/ 성서일과 부활절 네번째 주일

본문

Celebra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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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성서일과의 본문은 연결점들이 분명해서 성서일과 본문 전체를 짧게 짧게 묵상하고 전체 본문을 나누려합니다. 수요일 성서일과 본문을 올리며 적어 놓았던 흐름대로


복음서/ 양은 목자의 음성을 듣는다.


사도행전/ 목자의 음성을 따라 살았던 다비다의 삶과 신앙.


시편/ 목자되신 주님을 모시고 사는 양들의 일상.


계시록/ 목자되신 주님을 따라 산 양들의 장막이 되어주시는 주님.

이런 흐름으로 살펴보고자 합니다. 


진정한 목자되신 예수님의 음성을 듣고 살아가는 우리의 삶과 일상이 어떠해야하는지 살펴보겠습니다. 



“내 양들은 내 목소리를 알아듣는다. 나는 내 양들을 알고, 내 양들은 나를 따른다”고 예수님은 말씀하셨습니다. 우리는 예수님의 음성을 듣고 있는지? 그 음성을 따라 살고 있는지?를 돌아보며 예수님의 음성이 우리의 존재와 삶을 변화시키고 이끌어가시도록 내어드리는 삶으로 나아가길 바랍니다. 

양은 목자의 음성을 듣습니다.

오늘 요한복음 10장의 배경은 수전절(하누카)입니다.

수전절(修殿節, Hanukkah 또는 Chanukah)은 유대교의 중요한 명절 중 하나입니다. 히브리어로는 '하누카'라고 하며, '봉헌'이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수전절은 기원전 164년에 일어난 역사적 사건을 기념하는 축제입니다. 당시 시리아의 안티오쿠스 4세(에피파네스)가 예루살렘 성전을 점령하고 유대인들의 종교 의식을 금지했으며, 성전을 이방 신들을 위한 제단으로 더럽혔습니다. 얼마나 충격적이고 모욕적이었을까요? 하나님을 예배하는 성전에서 이방신들을 예배하는 곳으로 바꾸어버렸습니다. 이에 맛다디아와 그의 다섯 아들들(마카비 형제들)이 이끄는 유대인 반란군이 시리아군을 물리치고 성전을 탈환한 후, 성전을 정화하고 재봉헌한 사건을 기념합니다.

전설에 따르면, 성전을 재봉헌할 때 성전 등잔(메노라)에 쓸 정결한 기름이 단 하루치만 남아있었는데, 기적적으로 8일 동안 등불이 꺼지지 않고 탔다고 합니다. 이 기적을 기념하여 수전절은 8일 동안 지속되며, 매일 밤 하누키아(9개의 가지가 있는 특별한 촛대)에 촛불을 하나씩 더 밝힙니다.


요한복음 10장에서 예수님이 수전절에 성전에 계셨다는 것은 중요한 의미가 있습니다. 수전절은 성전 회복과 하나님의 임재를 축하하는 절기였는데, 예수님은 자신이 바로 하나님의 진정한 임재이며, 성전의 회복이고, 자신과 아버지가 하나라고 선언하셨기 때문입니다. 이것은 당시 유대인들에게는 매우 도전적인 주장이었습니다. 본문의 후반절을 보면 “나와 아버지는 하나다.”라는 예수님의 주장을 듣고 유대인들은 예수님을 돌로 치려고 합니다.

보통 수전절은 11월 말에서 12월 중순 사이에 지켜졌습니다. 겨울이었죠. 예수님은 수전절에 예루살렘 성전 솔로몬 행각을 거니시는데, 유대인들이 둘러싸고 묻습니다. "당신이 언제까지 우리 마음을 의혹하게 하려나이까? 그리스도라면 밝히 말하시오." 이 질문은 진실된 구도자의 물음이 아니라, 예수님을 함정에 빠뜨리려는 의도였습니다. 그들은 정치적 해방자를 기대했지만, 예수님은 앞문맥에서 자신은 선한목자로 오셨다고 이야기 하십니다.


예수님의 대답은 흥미롭습니다. "내가 이미 말하였으되 너희가 믿지 아니하는도다... 내 양은 내 음성을 들으며 나는 그들을 알며 그들은 나를 따르느니라." 여기서 우리는 중요한 영적 원리를 발견합니다. 양이 음성을 듣는다는 것은 단순히 음성을 알아듣는 것을 넘어서서 바른 관계를 의미합니다.

양이 목자의 음성을 듣는 것은 관계에서 비롯됩니다. 동방의 목자들은 양들과 깊은 관계를 맺었습니다. 여러 목자의 양떼가 한 우리에 있어도, 자기 목자의 음성을 들으면 그 양들만 따라 나왔습니다. 왜 그럴까요? 양들은 자신의 목자의 목소리를 알았기 때문입니다.

예수님은 하나님 나라를 이 땅에 가져오는 왕이자 목자이십니다. 예수님의 음성은 세상의 소음-성공, 권력, 안정, 쾌락, 자기중심적 욕망-을 뚫고 우리 각자 한 사람 한 사람을 부르십니다. “나와 아버지는 하나이다.”(요 10:30)라고 말씀하시며 그의 음성이 하나님의 음성임을 드러내십니다. 그 음성은 우리를 영생으로, 아무도 빼앗을 수 없는 안전한 품으로 인도합니다(요 1:28).


우리 시대의 문제는 너무 많은 소리에 둘러싸여 있다는 것입니다. 스마트폰의 알림, 소셜 미디어의 끊임없는 피드, 넷플릭스의 새로운 시리즈, 유투브의 알고리즘, 직장과 가정에서의 요구... 이 모든 소리 가운데, 우리는 목자의 음성을 듣고 있습니까? 수많은 이야기와 소리들 중에서 우리는 주님의 음성을 분별하여 듣고 그 음성을 따라 살고 있습니까?


그분의 음성을 듣기 위해 우리는 물러남의 시간, 조용한 시간, 침묵의 시간이 필요합니다. 팀 켈러 목사는 "현대인의 가장 큰 영적 위기는 침묵의 부재다.”라고 말했습니다. 하나님의 음성을 듣기 위해서는 우리의 삶에 침묵의 공간이 필요합니다. 세상의 소음이 나의 내면과 존재에 쏟아져 들어와 이리저리 분주한 삶으로 우리의 삶을 흩어버립니다. 중심을 잡고 하나님나라의 여정을 걸어가려면 우리에게는 침묵의 시간이 필요합니다. 유투브와 넷플릭스를 열기전 말씀을 열고 그 말씀에 귀를 기울입시다. 하루중 10분의 시간을 내어 침묵 가운데 하나님을 만나며 그분의 음성을 듣는 나만의 고요의 시간을 만듭시다. 바쁜 일정 속에서도 예수님의 부름, 음성을 놓치지 맙시다. 매일 잠시 멈춰 기도하며 ‘주님! 오늘 저에게 말씀해 주십시오!’하며 말씀 앞에 그리고 기도 가운데 나아가는 저와 여러분이 되기를 바랍니다. 

양은 목자의 음성을 따른 따라 관대한 삶을 산다.

사도행전 9장에는 다비다라는 여인의 이야기가 등장합니다. 헬라어로는 사슴이라는 뜻을 가진 ‘도르가’라고 불리웁니다. 이 여인은 신약성경에서 유일하게 ‘여제자’라고 언급됩니다. 주목할만한 언급입니다. 그녀는 욥바에 살았습니다. 욥바는 요나가 다시스로 가는 배를 탔던 항구입니다. 
다비다는 "선행과 구제하는 일이 심히 많은" 여인이었습니다. 그런데 그녀가 안타깝게도 병들어 죽었습니다. 제자들이 베드로를 급히 청했고, 베드로는 기도한 후 "다비다야, 일어나라"고 말했습니다. 놀랍게도 그녀는 다시 살아났습니다.


이 이야기에서 주목할 점은 다비다의 삶의 방식입니다. 그녀는 "선행과 구제하는 일이 심히 많았다"고 성경은 기록합니다. 한 사람의 삶은 그 사람이 죽은 후 주변 사람들이 잘 평가해 줍니다. 다비다가 죽은 후 다비다로부터 도움을 입었던 과부들이 그녀가 만든 옷을 보여주며 울었다고 합니다. 비단 이 옷들뿐이었겠습니까? 과부들의 울음과 애도를 통해 다비다가 살아온 삶을, 그녀가 베푼 선생을 충분히 상상해 볼 수 있습니다. 다비다의 선행과 구제가 주변의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이고 진심으로 다비다의 죽음을 애도하고 있습니다. 다비다는 자신의 재능과 시간을 가난한 과부들을 위해 사용하고 그들을 위한 삶을 살았습니다. 다비다는 생명을 돌보고 살리는 일에 헌신하다가 죽음을 맞이했습니다.


유진 피터슨은 『메시지』 성경에서 이 구절을 이렇게 번역했습니다: "그녀의 삶은 친절한 행동으로 넘쳐났다." 다비다는 참목자이신 예수님의 음성을 들었고, 그 음성은 그녀를 사랑의 행동으로 이끌었습니다. 목자되신 예수님을 닮아 관대한 삶을 살았습니다. 그녀는 일상에서 이웃을 사랑하고, 섬기는 관대한 제자의 삶을 살았습니다.


우리의 일상은 어떠합니까? 우리가 듣는 목자의 음성이 우리를 어디로 이끌고 있습니까? 예수님은 항상 사랑과 자비, 섬김의 관대한 삶으로 우리를 부르십니다. 다비다처럼, 우리도 일상에서 친절과 선행으로 가득 찬 삶을 살도록 초대받고 있습니다. 매일 일상에서 만나는 이들에게 사랑과 섬김의 관대한 베품의 삶으로 나타나길 바랍니다. 베드로가 다비다를 일으켜 다시 살게 했던 것 처럼, 우리의 일상이 다시 살아난 다비다의 삶이 되길 바랍니다.

선한 목자는 양들과 언제나 함께한다.

시편 23편은 아마도 성경에서 가장 사랑받는 시입니다. "여호와는 나의 목자시니 내게 부족함이 없으리로다." 이 시편은 양과 목자의 관계를 통해 하나님과 우리의 관계를 아름답게 표현합니다.


우리가 주목해야 할 것은 이 시편이 묘사하는 일상의 모습입니다:

"푸른 초장에 누이시며"


"쉴 만한 물가로 인도하시고"


"내 영혼을 소생시키시며"


"의의 길로 인도하시는도다"


톰 라이트는 이 시편에 대해 이렇게 말했습니다: "시편 23편은 하나님이 우리와 함께하시는 여정의 전체 이야기를 담고 있다. 평화롭고 안전한 순간부터 어둠의 골짜기까지, 그리고 그 너머의 영원한 집까지."

여기서 중요한 점은 목자가 양들의 필요를 채워주신다는 것입니다. 양은 스스로 물을 찾거나 초장을 만들지 못합니다. 목자가 그들을 인도해야 합니다. 마찬가지로, 우리의 영적, 정서적, 육체적 필요는 궁극적으로 목자이신 하나님께서 채워주십니다.


또한 주목할 것은 "내가 사망의 음침한 골짜기로 다닐지라도 해를 두려워하지 않을 것은 주께서 나와 함께 하심이라"는 구절입니다. 일상의 삶은 평온하지만 않습니다. 때로는 어둡고 위험한 골짜기를 지나기도 합니다. 하지만 그 곳에서도 목자는 함께합니다. 목자되신 하나님께서 우리의 두려움과 부족함을 돌보시고 함께 하십니다. 우리 삶의 가장 힘겹고 어두운 순간에도 하나님은 우리와 함께 하십니다. 우리의 좌절과 실패와 막막하고 어찌할 줄 모르는 두려움과 절박함 속에도 하나님은 함께 하십니다.

우리 인생에도 어려운 시기가 있습니다. 진단받지 못한 질병, 갑작스러운 실직, 관계의 깨어짐... 이런 상황에서도 목자는 우리와 함께하십니다. 그분의 지팡이와 막대기가 우리를 안위하십니다.


목자의 음성을 따라 사는 양들에게 하나님은 일상에서 우리를 좋은 곳으로 인도하십니다. 그리고 인생의 어렵고 힘들고 두려운 순간에도 언제나 함께 하십니다. 선한목자되신 하나님을 신뢰하며 오늘 하루, 우리의 일상을 거룩하게 살아가는 맑은물이기 바랍니다.

선한목자는 양들의 미래 장막이 되신다.

요한계시록 7장은 우리에게 궁극적인 희망을 보여줍니다. "보좌 한가운데 계신 어린 양이 그들의 목자가 되셔서, 생명의 샘물로 그들을 인도하실 것이고, 하나님께서 그들의 눈에서 눈물을 말끔히 씻어 주실 것입니다."

이 구절은 목자이신 예수님을 따라 살았던 이들의 미래를 보여줍니다. 하나님 나라의 비전은 단순히 천국에 가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이 모든 것의 왕으로서 다스리시는 새로운 창조의 세계에 참여하는 것입니다. 하나님의 나라는 이 세상에서 시작되어 하나님의 장막 아래에서 완성됩니다.


요한계시록의 이 장면은 다양한 민족과 방언에서 온 셀 수 없는 무리가 하나님의 보좌 앞에 서 있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그들은 "큰 환난에서 나오는 자들"이라고 설명됩니다. 이들은 삶의 어려움 속에서도 목자의 음성을 듣고 따랐던 사람들입니다. 하나님나라가 완성되는 그날 모두가 하나님의 보좌 앞에 설 것입니다.

목자의 음성을 따라 살았던 양들의 미래는 어떻습니까? "다시는 주리지도 아니하며 목마르지도 아니하고... 어린 양이 그들의 목자가 되사... 하나님께서 그들의 눈에서 모든 눈물을 씻어 주실 것임이라." 이것이 우리의 궁극적인 희망입니다. 하나님께서 그들의 장막이 되어주십니다. 우리는 영원히 하나님과 함께 하며 하나님 자신이 우리의 보상이 되어주십니다.


이 비전은 우리의 일상을 의미있게 합니다. 이기적이고 자기중심적인 욕망을 좇아 살아가는 세상에서 목자의 음성을 따라 관대한 섬김의 삶을 사는 것은 세상을 역행하는 것 같습니다. 나만 바보된 것 같고, 나만 손해보는 것 같고, 나만 홀로 고립되어 사는 것 처럼 여겨집니다. 그러나 그 삶 안에 목자되신 하나님을 발견하고 궁극적으로 하나님나라가 완성될 때 목자의 음성을 듣고 살았던 삶이 거룩하고 아름답고 옳았다는 것을 하나님 안에서 발견하게 될 것입니다. 우리의 귀기울임, 우리의 작은 섬김과 순종, 사랑의 행위는 하나님 안에서 발견되며 하나님께서 인정해주실 것입니다.

목자의 음성을 들으며 목자를 따라 살아갑시다.

사랑하는 맑은물 가족 여러분, 목자되신 예수님의 음성은 오늘도 우리를 부르십니다. 그 음성은 다비다를 선한 일로, 시편 23장의 양을 의의 길로, 요한계시록의 무리를 하나님의 장막으로 인도했습니다. 이 음성은 우리의 일상을 거룩하고 아름다운 하나님 나라의 이야기로 만듭니다.


오늘, 예수님의 음성을 듣기 위해 잠시 멈추어섭시다. 기도하며, 말씀을 묵상하며 침묵 가운데 목자의 음성에 귀를 기울입시다. 이웃을 섬기며 관대한 삶으로 그 음성을 따라 살아갑시다. 일상의 모든 순간에 그리고 두렵고 외롭고 힘든 순간에 함께 하시는 목자를 기억하며 그분의 인도를 따라 살아갑시다. 우리의 삶과 수고가 결코 헛되지 않음을 믿으며 소망 가운데 하나님나라를 바라보며 살아갑시다.


말씀을 마무리하며 이곡을 소개하고 맺겠습니다. 

[그 마음을 지닌 자]

주를 믿는 자 그 빛에 거하는 자
저의 마음이 정오의 햇빛과 같으며
주를 아는 자 그 마음을 지닌 자는
그의 가슴에 시온의 대로가 있네
부르시는 그 음성을 따라
비추시는 그 빛을 따라
보이시는 그 손끝을 따라
그가 살리라 그가 살리라

주를 믿는 자 그 빛에 거하는 자 
저의 마음이 정오의 햇빛과 같으며
주를 아는 자 그 마음을 지닌 자는 
그의 가슴에 시온의 대로가 있네

찬양을 들으며 잠잠히 목자되신 주님의 음성을 따라사는 나, 우리가 되게 해달라고 함께 기도합시다.


https://youtu.be/YKbegW9mBHw?si=gLZx9g8iG-Km37S_